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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김제에는 올해 귀농 3년차 청년 농부 차정환 씨가 살고 있습니다. 정환 씨는 요즘 새벽 일찍 논으로 향합니다. 모내기를 앞두고 있어 일 년 중 가장 바쁜 시기를 보내고 있는 것입니다.
트랙터로 논을 갈고 나서 바로 공사 중인 비닐하우스로 달려가 공사 상황도 점검하고 목이버섯 농사에 차질이 생길까 신경을 너무 많이 써서 원형탈모증까지 생겼을 정도입니다.
집으로 와 아침을 먹고 다시 나가 마을 곳곳에 있는 논과 밭을 둘러보고 필요한 곳은 트랙터로 갈아놓습니다. 새벽부터 뛰어다녀 지칠 법도 하지만 저녁 6시에는 모양을 내고 전주 시내로 향합니다.
전주 필라테스 센터에서 수강생들에게 수업을 하기 위해서입니다. 어렸을 대부터 운동을 좋아해 합기도, 유도 등 운동을 쉬지 않고 농부가 된 지금도 필라테스 강사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하루 24시간이 모자란 지금도 임대 논팥을 늘리고 새로 버섯 농사까지 시작해 늘어난 일을 혼자 감당하기에 역부족이라 아버지 차원석 씨에게 도와달라고 도움을 요청했고 그렇게 아버지와 농자를 짓고 있습니다.
아버지가 도와주면 될 줄 알았지만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문제가 터졌습니다. 바로 아버지 원석 씨가 농사의 “농”자도 모르는 완전 초보라는 것입니다. 일은 많고 마음은 급하지만 아버지에게 농사까지 가르쳐야 하는 상황입니다.
아버지는 바쁜 아들을 그냥 두고 볼 수 없어 아내를 돕던 도시락 가게 일도 놔두고 전주에서 김제 아들에게로 왔습니다. 농부의 아들로 태어 났지만 농사와 담을 쌓고 살았던 아버지는 아들이 농사를 선택하게 입김을 넣은 장본인이기도 합니다.
농사와 운동 두 가지 선택지를 놓고 고민을 하던 시기 정환 씨에게 “농사는 농업이 아나리 사업”이라며 농업의 미래는 갈수록 밝다고 설득한 것입니다. 하지만 자신의 조언을 따라 농부가 된 아들이 아무것도 없이 농사를 시작해 고생하는 모습에 미안했던 차에 도울 기회가 생겨 모든 것을 두고 아들을 돕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농사에 대해 아는 것이 없어 하나부터 열까지 아들에게 배워야 하는 신세가 되었고 논의 물꼬 트는 일부터 트랙터 운전까지 배워야 할 농사일이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습니다.
함께 일하며 농사 선배와 농사 후배로 관계가 약간 꼬인 두 사람, 처음에는 하루에도 몇 번씩 티격태격 했지만 늘어난 일을 감당하다 보니 서로를 믿고 의지하게 되었습니다.
정환 씨는 젊음가 제대로 공부한 농사 지식으로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과감하게 도전해 임대 논밭을 늘리고 버섯 농사까지 작목을 넓혔습니다.
아버지도 직접 농사를 지어 본 적은 없지만 평생 농사를 졌던 부모님 아깨너머로 농사 상식과 직장생활을 한 경륜을 무기로 경험이 일천한 아들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고 있습니다.
농사에 소질을 보이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면서 정환 씨는 새로운 꿈이 생겼습니다. 자리를 잡으면 부모님도 귀농하게 해서 함께 농사를 지으며 살고 싶은 것입니다. “바쁘니까 잠시 도와주는 것”이라고 선을 긋던 아버지도 아들이 원하는 농사를 다 지으며 농부로 성장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고 싶습니다.
제대로 된 농사를 짓기 위해서 서로를 응원하며 함께 일을 배워가는 초보 농부 부자의 좌충우돌 농사일기를 인간극장에서 만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