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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산청 지리산 아래에는 정원을 가꾸며 바쁘게 살고 있는 자매가 있습니다. 바로 "리베와 에녹"으로 삼복더위에도 땀을 흘리고 말벌에 쏘여가면서도 일하는 것이 좋다는 리베와 얼굴에 비누칠을 해서 먹파리를 퇴치하는 동생 에녹은 친자매입니다.
자매는 7년 동안 산속의 집을 가꾸며 올해 5월 두 동짜리 작은 민박집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쓸고 닦고 나무도 옮겨 심으며 일이 끝이 없습니다.
리베, 에녹 자매 수녀님이 민박집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번 주, 방송을 보고 예약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늦은 휴가를 여유롭게 보내고 싶은 분들은 아래 글에서 바로 예약할 수 있습니다.
언니 리베는 봉쇄 관상수도원에서 30년 동안 동생 에녹은 활동수도회 수녀로 20년 동안 살았지만 7년 전 함께 수녀복을 벗었습니다.
수녀로 살다 나온 세상은 너무나 신기한 것들이 많습니다. 태어나 처음 사용해 보는 건조기는 빨래를 많이 해야 하는 민박집에 최고 효자이고 휴대전화만 있으면 SNS로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 얼굴도 모르는 동생이 생겼고 집에 않아 제철 채소 과일 선물을 택배로 받습니다.
새벽 시간에는 2층 다락 기도실로 향하는 자매, 검박한 옷차림에 소박한 밥상까지 자매의 일상은 수도원 안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자매가 바라는 것은 정결하고 가난한 삶을 계속 이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언니 리베는 스물아홉에 수녀가 되었습니다. 4남매 중 첫째로 고생하는 어머니의 손톱을 깎아드리던 큰딸은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야간 고등하교에 다니며 집안에 보탬이 되고 싶었습니다.
그런 언니는 누군가를 진정으로 돕는 것은 무엇일까? 그 해답을 찾기 위해서 봉쇄 수도원으로 향했습니다. 믿고 의지하도 큰딸이 수녀가 됐을 때 어머니는 많이 우셨습니다. 어머니의 눈물이 헛되지 않게 더 열심히 수도에 정진했고 세상과 떨어져 하루 일곱 번 기도하고 자족하는 삶을 살며 수도자의 길을 걸었습니다.
30년 동안 수녀님을 살고 있던 그녀에게 고민이 생겼습니다. 자신을 따라서 수녀가 된 동생 에녹이 시름 깊은 얼굴로 찾아올 때마다 가슴이 미어졌습니다.
원장 수녀님으로 봉직하던 에녹의 고민은 걷잡을 수 없이 커져갔고 연로하신 어머니, 언니를 대신해 가정을 돌봐왔던 막내동생의 짐까지 더해졌습니다. 가족의 고통을 외면할 수 없었던 리베는 큰 결단을 해야 했습니다.
리베는 7년 전 동생 에녹과 함께 수녀복을 벗고 세상으로 나왔습니다. 수도원 밖으로 나와 당장 먹고 살기 위해서 일해야 했지만 나이가 적지 않아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았습니다.
자매는 경남 산청에서 스님이 살던 집을 대출로 구입했고 본채를 리모델링해서 민박집을 시작했지만 예약은 들어오지 않고 대출 이자 날은 자꾸 돌아오기만 합니다.
에녹은 어렸을 때부터 언니를 따랐습니다. 깨발랄 동생은 언니에게 잡혀 구구단을 외웠고 자라서 언니를 따라 고요한 인생의 맛을 배웠습니다. 생각해보면 언니와 추억이 많습니다. 닮고 싶고 각별했던 언니가 수녀가 돼 봉쇄 수도원으로 들어갔습니다.
수녀가 된 어니를 향한 그리움으로 언니와 같은 길을 가고 싶다는 생각이 커졌지만 어머니를 또다시 슬프게 할 수 없었지만 결국 숙명 같이 유치원 선생님이었던 에녹은 수녀가 되었습니다.
아이들과 생활은 보람이었디만 진정 원했던 구도자의 삶과 거리가 있었고 세상을 위해서 헌신하는 수녀로 산다면서 정작 어머니를 홀로 두게 하는 것이 맞나 회의가 들 때면 봉쇄 수도원의 언니를 찾아갔습니다. 몸과 마음이 지칠대로 지친 에녹은 언니와 함께 수녀복을 벗고 치유와 기도의 공간을 찾아 산청으로 향했습니다.
언니와 함께라면 어디서든 어떤 것도 해낼 수 있다는 마음이지만 가슴 깊은 곳은 언니에게 미안함이 있습니다. 나를 위해 봉쇄 수도원을 나와 민박집을 사장님으로 고생하는 언니, 모든 것이 나 때문인가 싶어 마음이 괴롭습니다.
산청에서 생활의 행복할수록 생각나는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부산에 계신 어머니로 민박집을 운영하느라 바빠 가보지도 못해 바쁜 일을 끝내고 급하게 부산으로 향하는 리베.
왜소해진 어머니를 꼭 끌어안으니 빨이 산청으로 모셔야겠다는 생각뿐입니다. 지금도 딸들을 수녀님으로 부르는 어머니는 오래전 수녀가 되기 전 딸들의 사진을 고이 간직하고 있습니다.
리베와 에녹 수녀 자매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어머니를 모시고 기도하는 삶, 사람과 사람이 소통하는 삶을 위해서 두 사람은 간절히 기도합니다.